글수 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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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
2006.09
What's up?! <1>
// Document: http://csi00.net/zbxe/23433 2006.09.23 02:06:55 (*.31.51.192) Category: 연재1318 Views
언제나 당당한 어깨선, 늘씬하게 뻗은 양 팔과 곧은 허리. 어느 하나 거슬리는 곳 없이 미끄러지듯 빠지는 바디라인. 거칠 것 없는 걸음걸이로 혼잡한 사람들을 헤치고 의기양양하게 증거물 봉투를 흔들며 다가오는 미녀가 어느 누구도 아닌 자신을 향해 온다는 것은 보통 남자로서 자부심 느끼는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를 맞는 남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라텍스 장갑을 낀 손을 펼쳤을 뿐이다.
“찾았나?”
“네. 38구경이에요. 충분히 대조할 수 있어요.”
“수고했어.”
“뭘요.”
칼리는 이를 드러내어 환히 웃었다. 옆에서 둘을 지켜보던 에릭이 반장님은 칼리만 예뻐해 라고 얼굴에 써 붙였지만 알렉스만이 그걸 알아차리고 아이 달래듯 에릭의 등을 토닥거렸을 뿐이다. 저런 미인을 곁에 두고도 무심한 남자라니! 보통 남자들이 절규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인지, 호라시오는 고개를 돌리고 짧게 재채기를 했다.
“Bless you-”
지나가던 울프가 짤막하게 읇조리고는 일이 바쁜지 후다닥 지나간다. 호라시오는 대꾸 한 마디 하지 않고 - 흔히 하는 감사의 인사도 없이! - 소매 깃으로 코밑을 가볍게 문지르고는 대수롭지 않게 다시 일에 집중했다.
“아아 뭐야 이거.”
“왜 그래?”
에릭은 난처한 듯 어깨를 으쓱 해 보이고는 낮은 목소리로 칼리에게 속삭였다.
“건전지가....... 아하하하..”
“못 살아.”
에릭은 난처한 듯 웃음으로 얼버무렸다. 어쩌겠어. 요즘 바빴잖아. 칼리는 마침 일도 끝나고 했고 선심도 쓸 겸 - 반장님이 안다면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을 것이 분명했다. -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분으로 쓸 라이트가 있는가 했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남아 있지 않았다. 천상 사러 갔다 와야겠네. 다행히 범행 현장에서 두 블록 정도 떨어진 곳에 편의점이 있었다. 칼리는 라텍스 장갑을 벗고는 에릭을 향해 뒷주머니를 손가락으로 툭, 쳐 보였다.
“갔다올테니까, 있다가 샌드위치 사기다?”
“예예.”
에릭은 양 손을 들어 보이고는 안심했는지 다시 하던 일로 돌아갔다. 사실 칼리가 다녀와 준다면 에릭으로서는 고마울 따름이다. 주변을 둘러친 노란 테이프를 넘은 칼리는 이윽고 사람들과 기자들 사이를 솜씨좋게 뚫고 사라졌다. 날렵하네. 에릭은 고개를 절래절래 해 보이고는 자리로 돌아왔다. 칼리가 어디로 가는 거냐는 라이언의 질문에 에릭은 어색한 웃음으로 얼버무렸고 호라시오는 칼리가 가져다 준 증거물을 자리에서 살피느라 바빴다. 알렉스는 현장 경찰들의 등 뒤에서 피해자의 모습을 살피고 있었다. 고로 그녀가 어디로 향했는지는 에릭만이 알고 있는 것이었다.
제임스는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기분이었다. 편의점 일을 시작한지 이제 갓 일주일. 방금 전 시선을 확 잡아끄는 미인이 들어와 건전지가 어디있나요? 라고 미소와 함께 물었을 때는 천사들이 불어 대는 팡파레 속에 승천해서 하느님을 뵙고 그분의 발에 입 맞추며 제가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은 모두 당신의 은총입니다!를 외치는 환상속에 빠졌었다. - 여기서 제임스의 성격이 어떤지 잘 알 수 있다. - 하지만 그녀가 건전지가 있는 선반쪽으로 간 직후, 얼굴에 복면을 뒤집어 쓴 사람이 들어와 다짜고짜 총을 들이대면서 손들어! 레지 열어! 있는 돈 다 내놔! 방범장치 건드리면 네놈 머리가 날아갈 줄 알아! 를 외쳤을 때는 갑자기 불뿜는 혀를 낼름거리는 사탄의 앞으로 굴러 떨어져서 제발 살려줍쇼! 를 외치는 자신의 환상을 보고야 말았다. 참으로 빠르고도 정신없으며 바쁜 정신세계다.
“서둘러!”
“저..저기 손은 움직여도 되나요?”
“네놈 혀만 놀리지 않는다면!”
“......”
제 뇌는 통풍이 잘되고 있으니 제발 불필요한 구멍은 뚫어주지 마세요. 제임스는 벌벌 떨면서 레지를 열어 돈을 꺼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불행은 아직 끝이 아님을 그는 모르고 있었다.
칼리는 손들어! 라는 소리에 직감적으로 상황을 알아차리고 몸을 숨겼다. 편의점의 규모는 작았다. 이런 작은 편의점을 털 강도라면 큰 범죄에 연루되거나 할 일은 없겠지만, 말 하는 것을 봐서는 상대가 총을 들고 있는 게 분명하다. 민첩하게 구석으로 이동한 그녀는 허리에 차고 있는 총을 꺼내들고 위를 보았다. 반사경의 각도를 계산하고 조심스럽게 범인의 사각지대로 이동하는데, 그 순간 칼리는 총의 안전장치를 푸는 것을 잊고 입을 딱, 벌렸다. 편의점 통유리 벽 너머로 보이는 아무리 좋게 생각해 보아도 이곳으로 오는 것이 확실한 남자는
그녀의 상관이었다.
호라시오는 한참 집중하고 있다가 햇빛을 받아 뜨끈해진 등 위로 드리워지는 그림자에 고개를 들었다.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니에요?”
“남들 하는 만큼도 못하고 있어.”
“후... 어차피 현장 정리는 다 됐어요. 나머지는 연구실에서 차근 차근 풀어나가는 것만 남았을 뿐이죠.”
세비야 형사는 어깨넓이로 발을 벌리고 양 허리에 손을 얹고는 충고하는 선생님 같은 태도로 호라시오를 내려다 보았다.
“내가 보기에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한 잔의 차가운 커피로군요. 에릭이 타는 쿠바식 커피도 좋지만 그런 걸 지금 마셨다가는 후우. 머리가 붕 떠버리고 말겠네요.”
“충고, 고마워.”
“뭘요. 하지만 커피값은 대주지 않아요?”
호라시오는 드물게 풉, 하고 웃음을 터트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의 위트가 굳은 뇌를 단박에 풀어주었다. 아무래도 그녀의 커피는 내가 대야겠는데. 아까 현장으로 올 때 눈가에 스친 편의점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멀지도 않고 잠깐 갔다오기에는 딱이다. 하지만 저 많은 기자들과 카메라들은 어떻게 뚫누. 잠깐 고민하고 있는데 에릭이 옆구리를 툭툭 친다. 저쪽이에요. 어떻게 에릭이 빠져나가는 방법을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 칼리에게 건전지를 부탁하기 전 이미 에릭은 빠져나가보려고 시도해보았다- 하여튼 고맙다. 은근슬쩍 현장을 빠져나간 호라시오는 잠시 멈추어 서서 방향을 더듬었다. 아마도 좀 더 위쪽이었던 같은데. 그의 짐작은 고맙게도 맞아 떨어져서, 그는 얼마 가지 않아 편의점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차가운 커피와, 그리고 뭐가 더 필요한 것이 있나?
그에게 더 필요한 것은 약간의 병력과, 총이었다.
칼리는 이 상황에 이마를 칠 수 있다면 치고 싶었다. 하지만 소리를 최대한 죽여야 했기에 한탄은 입술을 깨무는 것으로 대체하고 아주 천천히 총기의 안전장치를 풀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호라시오는 양 손을 들고 상황에 아주 침착하게 대처하고 있었다.
“바닥에 엎드려! 허튼수작 부리면 네놈도 머리가 날아간다!”
머리에 날개가 돋쳐 날아갈리 없잖아- 호라시오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천천히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놀라지 않는 것이 그의 장점이지만, 지금은 너무 머리가 열기에 익어서 엉뚱한 생각이 드나보다. 무엇보다도, 조금이라도 놀라야 정상이어야 할 그의 가슴은 놀랄만큼 침착하고 차분했다. 분명히 좋게 끝날 수 있으리라는 확신에 가까운 예감이 그의 심장을 정상으로 유지시키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지금 새벽 2시거든요? 너무 졸려서 이 다음은 정신차리고 나서 쓸게요. 아니 잠에서 깨면 생각 안날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투비 컨티뉴 입니다; (...매우치십쇼)
어지간하면 다 쓸라고 했는데 문장 하나치는데 오타가 열 번이상나요 졸려서;
자 이 다음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1번. 호빵맨이 자기 머리를 떼어 켈리에게 나눠주고 웃으며 날아간다.
2번. 반장님이 지구방위대 후뢰시 맨! 하고 변신하셨다.
3번. 칼리가 외친다. “마이애미의 요정이여 빛으로 얍!”
4번. 갑자기 나타난 블레가 범인을 엎어치기로 메다 꽂고 반장님을 업고 튄다.
5번. Who are you~가 배경음으로 깔리며 나타난 그렉이 역시 인질로 잡힌다.
6번. 조사하면 다나와 를 연발하는 한 한국인이 이를 어쩌나 빼도박도 못하겠어. 너는 에릭의 증조할머니로 밝혀졌어. 구속시켜! 를 외친다.
7번. 간디바님이 강림하셔서 모두를 화해시킨다.
(간디바님 애정입니다 받아주세요 <- 틀려)


